그러니까 내게 여드름은 땔래야 땔 수 없는 거였다.
‘일주일만 아무것도 안 나고 살아보고 싶다’가 깊은 바램일 때도 있었다.
시작은 초등학교 4학년.
그때부터 여드름이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코 부분에만 여드름이 낫다. 피부 결이 얇아서 짜고 나면 오히려 자국이나 색소침착이 오래갔다.
그렇게 초등학교 때는 코 부분 위주로,
중학교가 되니 이마 위주로 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는 이마는 괜찮았지만 볼과 코가 문제였다.
그러니 당연히 사진찍는 게 싫고, 사람들이 내 피부만 보는 것 같아 성격이 소극적으로 변하는 것 같았다.
병원 치료도 오래 다녔고, 어른들이 쓰기에도 고가에 좋다는 화장품들만 사용했다.
하지만 조금 좋아질 뿐 큰 차도는 없었다.
여드름에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잘 알만한 보라색약!
피지샘을 말려버리는 로아큐탄을 먹고서야 좀 진정이 되었지만 그것은 임시방편인 데다 장기복용도 할 수 없는 약이었다.
당장 박피를 하자는 유명 피부과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좀 무서웠다.
그렇게 약으로 버티며 고등학교를 보냈지만,
원인은 스트레스라는 얘기만 듣고 결국 스트레스를 잡을 수 없어서 여드름은 잡히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것도 착각이었다. 가족중 아무도 여드름이 나지 않았는데 나만 돌연변이 같았다.
그렇게 스무살. 지인이 잘하는 피부과를 소개시켜줬고 거기서 약을 처방받아 먹기 시작했다. 신기하게 여드름이 들어갔다. 로아큐탄은 아니었지만 염증을 줄여주는 약과 위장약이 함께 처방되었고 그 약을 거의 10년을 먹었다.
그 사이 사이 큰 여드름이 나면 염증주사도 자주 맞았다. 하여간에 몸에 안좋다는 건 다 했다.
그러면서도 피부관리를 위해 온갖 천연가루 팩이며, 녹차물 세안이며 좋다는 건 다 했다.
한때 여드름이 완전 없어진다며 유행했던 시나몬가루에 꿀을 넣어서 팩을 만들어 바르는 것, 피지갈이, 피지갈이 전용 화장품, 어성초 관련 제품, 레틴 a크림,
밀가루, 설탕, 초콜렛, 튀긴 것 안먹기 등 정말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다.
당연히 여드름과 함께 11살때 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많은 것을 했다.
지금 가장 오랫동안 여드름이 나지 않는 시간을 겪고 있어서 놀라울 따름이다. 약을 지금 먹지 않은 날이 너무 길어졌다. 물론 약은 가지고 있다.
없다고 생각하면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럼 정말 효과가 있었던 것만 얘기해 보자면,
첫번째, 아그네스 레이저.
모공에 좋다던 인트라셀을 받아봤지만
효과가 거의 가지 않고 피부만 더 예민해졌다.
물론 레이저 치료는 피부가 얇아지기 때문에 민감도를 올리는 건 사실이지만, 모공레이저 보다는 아그네스 레이저로 일단 여드름을 안나게 만드는 것이 좋다.
결국 여드름이 나면 압출을 하게 되고 그럼 자국이나 상처가 남고 모공도 커지기 때문에 모공레이저를 먼저 받는 것은 앞 뒤가 뒤바뀐 것이다. 내 경험담이다.
아그네스라는 레이저를 먼저 알았더라면 좋았을걸.
아그네스는 피지선을 태워 여드름이 나는 것을 줄여주는 레이저인데 단점은 당연히 피부가 얇아지는 것과 하고 난 직후 몇일 간은 얼굴이 엉망이라는 점, 그리고 피지선을 태웠으니 건조해 진다는 점이다.
장점은 원하는 부위에 여드름이 안나게 할 수 있다는 점. 계속해서 나는 부분에만 여드름이 나서 신경쓰였고 그 부분만 파괴해서 지금은 나지 않는다.
두번째, 1분 세안.
폼클렌징으로 1분간 롤링을 하는 것이다. 피부에 세게 자극을 주면서 롤링하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한다.
여기서 덧붙이면 좋은 것은 피부 솜털이 나있는 결 반대로 롤링을 하는 것!
그래야 피부 안쪽에 박힌 피지들을 밖으로 깨끗이 내보낼 수 있다. 이것을 하고 나서 피부가 훨씬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세번째, 피부 장벽 크림.
피부 장벽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 크림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 여러가지 좋다는 제품을 써봤는데 얼마전 추천 받은 제품을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써봤고 건조함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피부가 좋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네번째, 리쥬란힐러!
리쥬란이 좋다는 얘기야 수도 없이 들었지만 나이가 드니 눈가 주름이 생기는 것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리쥬란의 부작용이라면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게 부작용이라고 했고, 또 장점으로는 잘맞으면 여드름이 안나는 걸 느낀 사람도 있다고 해서 반신반의하며 맞아봤다. 100% 손주사를 놓는 곳이 이니어서 효과가 반감될 거라고 했는데 리쥬란을 맞은 뒤 여드름이 나지 않는 신세계를 한달째 경험중이라 놀랍다.
만약 한개? 정도 나면 그게 약을 바르면 이틀안에 사라진다. 내 피부는 한개가 나면 그걸 보는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 주변으로 번지며 여러개가 난다. 그래서 한개가 나면 그것부터 문제인데 지금 너무 놀라운 경험중이다. 겨우 리쥬란을 한번 밖에 맞지 않았는데!! 게다가 안에 수분을 채우고 콜라겐 생성을 돕고 있으니 모공이 줄어든 건 말할 것도 없다.
아그네스는 5년 전 3회를 받았다.
피부가 얇고 화농성 여드름은 잘 나지 않아서 3번이면 괜찮다고 했다.
피부 상태에 따라 5회 이상 받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1분 세안은 4달 전부터, 장벽 크림은 몇년 전부터 썼지만 새로 바꾼 크림은 두달 되었다.
이만큼으로도 꽤 효과를 느끼고 있었는데
한달 전 받은 리쥬란힐러가 이렇게 큰 효과를 가져다줄지 예상 못했다.
그리고 시트팩으로 효과보기 쉽지 않은데 정말 강추하는 시트팩이 딱 하나 있다. 바로 아비브 어성초! 이건 정말 울긋불긋 짜고난 뒤 진정되는 데에는 최고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건 잘자는 것.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받아도 금방 이겨낼 수 있도록 늘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것.
혹여 오랜시간 여드름성 피부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분이 이 글을 보고 조금의 도움을 얻는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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