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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극이 또 있다니..

by LOVEVER 2022.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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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말 그대로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전 세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된 이 참담한 비극은 매주 손꼽아 기다리는 방송 <그것이 알고 싶다>가 한창 하고 있던 중 속보가 올라오면서부터였다. 그 순간부터 나는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처음엔 30명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러더니 새벽이 되자 50명, 나중엔 그 숫자가 말도 안 되게 늘었다. 정말 말도 안 된다. 이런 비극을 세월호와 이렇게 가까운 시간에 또 겪게 될 것이라고는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아니 이게 진짜로 일어난 일이라고..?

어디서 누르는 힘으로 숨을 한 번이라도 못 쉬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피해자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알 것이다.
내가 초등학교 때 가족끼리 교외로 놀러를 간 적이 있었다. 그날 쭈그려 앉은 상태로 찍힌 사진이 있다. 얼굴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이 찡그러져있는데 이유는 언니가 장난을 친다고 내 위로 올라탔는데 내 무릎이 내 가슴을 누르고 있는 데다 위에서 나보다 더 무거운 무게로 힘을 실으니 진짜 숨이 안 쉬어져 죽을 것만 같았고 고통스럽고 무서웠다. 그래서 제대로 말이 안 나오는 상태로 위에서 내려오라며 허우적대는데 언니는 장난인 줄 알고 사진을 몇 장이나 찍을 때까지 계속 그렇게 나를 누르고 있었다. 정말 무서웠고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심장이 갑갑하면서 목이 막히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이태원 사건의 피해자들을 오죽했을까… 양 옆에서 강한 힘으로 눌리는 데다 결국은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면서 사람 위로 사람이 깔리게 된 것이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 일이냐는 말이다.

이번이 이태원에서 할로윈 축제를 처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여태 이런 사건이 있었냐? 그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뭐가 잘못되었을까? 답을 그냥 바보라도 알 수밖에 없다. 자신의 책임을 계속해서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국민이 멍청해서 나라 곳간을 채워주는 바보 등신이 아니란 말이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 그렇다면 할로윈 축제에 간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처음부터 끝까지 말도 안 되는 이 엉터리 비극을 그냥 다 봐주고서라도..
그래 당신들의 말처럼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인 축제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매뉴얼이 없어 우리는 할 수 있는 최선을 했다.”라는 것을 내 눈알을 찌르고 또 찔러 그냥 속는 척 넘어가 주더라도. 저 답변은 말이 안 된다. 왜냐하면 시민들은 계속해서 경찰서에 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신고가 들어왔고 계속해서 비슷한 내용의 신고가 들어온다면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경찰은 즉시 현장으로 가서 상황을 통제했어야 맞다. 통제해야 맞는 거다. 인원이 적어서 혼자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통제를 하고 있던 그 경찰분을 보는데 내 눈시울이 다 붉어지며 손이 떨이더라. “사람이 죽어가고 있어요.” 얼마나 절박한 심정으로 외쳤을까 이 말이다.

이것을 또 다른 교통사고쯤으로 치부하려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놀다가 사고가 났다며 놀다가 사고 난 것도 나라가 해결해줘야 하냐고 그때처럼 생각이라는 것을 배우지 못한 하등 동물처럼 말할지도 모른다.
근데 말이야. 놀러 간 사람은 죽어도 되는 거야? 내가 놀러를 갔는데 그곳이 너무 위험해서 그 위험을 감지하고 내가 신고를 했어 그런데 국가는 이것에 대해 통제를 해주지 않아 결국 사람들이 비극적인 사고로 인해 사망했는데 그게 아무런 책임도 없을까? 정말 없을까?

매일매일 새로운 뉴스들이 쏟아진다. 그들은 이미 다들 예상했으나 준비하지 않았고, 큰일이 날 것 같다는 시민들의 다발적인 신고 이후에도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명백히 이 사건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태원 대규모 압사 사건은 분명히 예방하고 막을 수 있던 인재(人災)가 확실하다.

2014년 4월 16일 국민 누구도 잊을 수 없는 그날. 뉴스에서는 이런 장면이 계속해서 되풀이되었다.
분명 저 큰 배안에 많은 사람이 들어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 배가 바다에 그대로 서서히 잠겨가는 끔찍한 장면..

2022년 10월 29일 우리에게는 잊지 못할 또 다른 비극이 일어났다. 다시없을 거라 생각했던 비현실적인  사건.. 이 사건이 더욱 충격적인 것은 아마도 현장의 상황을 전한 수많은 비디오와 사진들이 거침없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누워있고 심정지 상태인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장면들… 열심히 소생하려 노력했지만 결국 떠나버린 사람들을 길가에 나란히 뉘어 푸른 바디백을 씌워놓은 사진들… 사람들이 엉겨 붙어 도미노처럼 쓰러진 그 좁은 길목에서 아래의 사람들을 꺼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소방대원들의 모습…

그때는 배 안의 상황을 볼 수 없었지만 충격적인 장면이라 그 장면을 지금 보아도 심장이 덜컹하는데 이번 이태원 압사 참사는 결국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던 피해자들의 모습이 여과 없이 노출되었다… 전쟁과 다름없는 참담함에 한숨도 막혀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가까운 시간에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기다니…
일어날 필요가 없었던 이 사건의 전말이 밝혀져 책임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고, 그날의 비극으로 인해 길 잃은 영혼들과 그들의 가족이 위로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
어떤 위로도 도움이 되지 않을지 모른다. 섣부른 위로는 오히려 독에 가깝다. 하지만 다 같이 마음을 모아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그들에게 조금의 힘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유명을 달리한 아직 어린 영혼들이 꼭 좋은 곳으로 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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